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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책 리뷰 서평 감상

[부와 사람을 끌어당기는 노하우] 부자의 말센스_김주하 #책리뷰

by 녕작가 2020. 12. 10.

 

부자의 말센스, 김주하 (위즈덤하우스)

 

나는 한 달에 한 번은 서점에 들러서 큐레이팅 된 책들을 훑어보고 온다.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기억해뒀다가 구독 서비스나 도서관에서 읽는 편이다. 대부분은 신간이기에 없는 책들이 더 많지만 말이다. 이 책은 서점에서 책 표지를 보자마자 꼭 읽고 싶었던 책이다. 다행히 <밀리의 서재>에서 11월 예정작 중에 끼어있었기에 구매하지 않고 기다릴 수 있었다. 하지만 다 읽고 보니, 이 책을 샀어도 후회하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내용이 참 알찼기 때문이다. 게다가 읽기도 쉽고 재밌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비법의 종류는 상당히 많기에 모든 것을 이 포스팅에서 다룰 순 없다. 이 포스팅에서는 읽은 것들 중에 딱 세 가지만 소개하겠다. 특별히 이 세 가지가 다른 비법들보다 더 뛰어나서는 아니다.  그보단, 나에게 좀 더 와닿았기 때문이다. 

 

1. 키워드, 짧은 순간에 상대방을 사로잡는 힘.

 

서희장군하면 나는 "말빨"이 떠오른다.

 

재밌게 말하고 싶지 않은 사람 누가 있으랴? 우리는 역사책에서부터 말빨의 중요성을 배워 온 민족이다. 고려의 서희 장군이 현란한 말빨로 전쟁을 막고 강동 6주를 획득한 일화를 모르는 한국인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말 한마디로 천냥 빛이 아니라 나라도 구한다는 것을 배웠다. 서희 장군의 피가 나에게 조금이라도 전해졌으면 좋으련만, 오랜 세월이 지나며 그의 말발 유전자는 개미 더듬이만큼도 남지 않았나 보다. 

 

세상엔 전문성을 갖고도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그렇기 때문에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 많이 느끼곤 한다. 말 센스에 따라 물건을 살 사람이 안 사기도 하고 안사려던 사람이 사기도 한다. 이것 하나만 기억하자. 딱딱하게 정보만 전달할 게 아니라 비유를 섞어 말할 때 훨씬 더 심장에 꽂힌다는 것을. 

 

저자는 재미있게 말하는 노하우 중 하나로 키워드의 힘, 비유의 힘을 꼽는다.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보다 찰떡같은 비유를 들어 간결하게 말하는 것이 더 센스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참 공감한다. 예전에 한 게임 유튜브를 본 적이 있다. 그 유튜버가 아주 적다는 표현을 '개미 담석만큼 준다'라고 표현한 걸 듣고는 하루 종일 피식피식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센스 있는 표현은 이렇듯 사람들의 뇌리에 남는다.

 

센스있는 비유가 중요한 건 알겠다. 근데 그거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그렇다. 하지만 뭐든지 공짜는 없는 법. 노력이 필요하다. 평소에 떠오르는 표현을 자주 메모해보자. 혹은 나의 이전 포스팅에 올렸던 마인드맵 연습방법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아래는 책의 인용과 링크.

 

문장 전체를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몇 개의 키워드를 머릿속에 넣고 다니다가 때와 장소에 맞게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조합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우리의 강점을 한 마디로 정리해보자. 사람들은 비키니와 같이 섹시한 말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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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ggulda.tistory.com

 

2. 팩트만으론 부족하다. 상상력을 자극하라.

 

긍정적인 미래를 상상하게 하자

 

누군가를 설득하려 해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있다. 어릴 때의 나는 '팩트로 조진다'는 마인드로 설득에 임했었다. 물론 최근까지도 그랬다. 사실 그 분야에 전문가일수록 팩트를 기반으로 설득하려 한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생각보다 장황한 팩트의 효과는 떨어질 때가 많았던 것 같다. 이는 지나치게 팩트에만 매몰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팩트가 나쁘다는 게 아니다. 의사와 같은 전문직의 설득은 당연히 팩트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차이는 '팩트만 쓸 것이냐', '부가적인 말 센스를 곁들일 것이냐'가 아닐까). 

내 마음대로 예시를 하나 만들어 보았다. 아내에게 차를 사달라고 하는 남편이 되어 보자. 

 

남편 A : "이 차는 최고 시속이 무려 OOOkm/h야. 최고 속력까지 5초도 안 걸린다니까? 그리고 최근에 프레임을 바꿔서... 어쩌고저쩌고..."
남편 B : "우리 이번에 차 새로 사고 여행도 자주 다니자. 이 차는 공간이 넓어서 여보 다리도 쭉 뻗고 있을 수 있어. 차 있으면 밤에 예쁜 야경 보면서 드라이브도 할 수 있고, 또 차 진동이 거의 없어서 우리 아기도 안 깨우고 조용하게 갈 수 있어!"

 

남편 A는 차의 성능에 대해 이야기한다. 남편 B는 차를 산 뒤에 일어날 일을 말한다. 앞으로의 일을 상상하게 하는 것이다. 아내가 엄청난 레이싱광이 아니라면, 남편 B의 말이 좀 더 아내를 설득하기 좋지 않을까?

 

 

3. "우쭈쭈, 우쭈쭈!", 희망을 준다.

 

새싹같은 희망은 자라나 한 떨기의 꽃과 같은 미래가 되리니...

 

한 평생 운동이라고는 숨쉬기 운동밖에 모르고 살았던 나였다. 올해 여름 헬스장을 등록했다. 그리고 3달 동안에 10kg를 감량하고, 체지방 15%를 달성했다. 울면서도 근손실을 걱정하는 예비 헬창이 된 것이다. 솔직히 고백하겠다. 나 혼자만의 힘은 아니다. 내가 이렇게 운동에 흥미를 붙이게 된 것은 PT 선생님의 '우쭈쭈'식 화법의 힘이 컸다. PT 선생님은 인바디를 잴 때마다 나의 작은 성과에도 '우쭈쭈', '오구오구'를 해주기 때문이다. "회원님, 이대로 하면 10월에는 복근 아주 제대로 생기겠는데요.", "회원님 처음보다 많이 느셨네요. 이대로면 이번 달 안에 25kg도 금방 드시겠는데요." 이런 식이다. 때로는 잠깐 성과가 나오지 않아도 '눈바디'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 격려를 해주셨다. 나 역시 그분의 진심 어린 우쭈쭈를 느꼈기에 성장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엄마, 아빠"라고만 말해도 우쭈쭈 해주던 가득한 어린 시절 이후, 우리는 늘 우쭈쭈를 갈망하며 살아왔는지 모른다. 늘 경쟁하고, 평가받는 일상에 허덕이며 말이다. 그렇다고 아무 말/행동에나 우쭈쭈 해준다고 기뻐하지도 않는다. 내가 싼 똥은 내가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칭찬은 중요하지만 거짓으로 지어내서는 안 된다. 상대방도 알기 때문이다. 꼭 사실을 말해야 한다. 그러려면 상대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핵심은 사실이 바탕이 된, 진심을 담은 우쭈쭈이다. 그러면서 희망을 주는 우쭈쭈이다. 

 

"지난번오셧을 때보다 등 쪽에 결림이 많이 좋아지셨네요." (상대방에 대한 관찰을 통해 희망을 주는 말)
"저번보다 피부에 수분이 더 찼는데요?" (상대방에 대한 관찰을 통해 희망을 주는 말)
“당신의 팔 통증은 30일 내로 사라질 것입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희망을 주는 말)
“지금까지 1만 명이 팔 통증을 치료했습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희망을 주는 말)

 

4. 마치며

사실 참 좋은 노하우들이 많았던 책이다. 그에 비해 부족한 글 실력에 저자의 노하우를 제대로 소개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울 뿐이다. 

 

사실 이 책은 제목이 잘못되었다. <부자의 말 센스>는 이 책이 포괄하는 것을 모두 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부자(혹은 리더)의 생각법, 행동, 태도와 같은 것을 모두 아우른다. 어쩌면 너무 당연한 것이다. 말은 생각에서 나오고, 말은 행동과 함께 하는 법이니까. 생각과 말, 행동은 모두 함께 간다. 이 셋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 가면을 쓴 사람과 같다. 자신의 인생을 두고 연극을 하는 셈이다. 이 연극은 사실이 아님이 밝혀진다면 언젠가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 언행불일치로 그동안 쌓아 올린 명예나 부를 한 순간에 잃은 예를 찾아보자면 너무도 많지 않은가. 올바른 말 센스를 갖기 위해선는 올바른 생각이 수반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책의 마지막에 적힌 글을 재인용하며 포스팅을 마친다.

 

생각을 조심하라, 그것이 너의 말이 된다. 
말을 조심하라, 그것이 너의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하라, 그것이 너의 습관이 된다. 
습관을 조심하라, 그것이 너의 운명이 된다.
 

마가릿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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