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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책 리뷰 서평 감상

몰입을 가능하게 하는 생각의 비밀 #슬로싱킹

by 녕작가 2020. 12. 14.

슬로싱킹, 황농문 (위즈덤하우스)

 

생각 또한 습관이다. 그 습관들이 작은 변화를 만들고 중력처럼 행복을 끌어당긴다. 생각의 습관을 바꾸면 인생이 달라진다. 

나는 욕설이나 더러운 말들을 가급적 안 접하려 노력한다. 스스로도 사용하지 않는다. 나의 눈과 귀를 거쳐서 들어온 수준 낮은 정보(정보라고도할 수 없겠지만)가 나의 생각에 잠시라도 머무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내 신경세포 시냅스의 아주 일부분도 그런 곳에 할당하고 싶지 않다. 위에 인용한 대로 '생각 또한 습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생각의 먹이는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맹모삼천지교는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보고, 듣고, 느끼는 내 모든 환경이 나의 생각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내 생각의 일부를 형성한다. 나의 생각은 나의 행동이 되며, 행동이 습관을 만든다. 그리고 습관은 태도가 되어 나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생각이 나의 운명을 결정하고, 생각의 형성에 있어서 환경이 중요한 건 알겠다. 그렇다면, 나의 생각에 기여하는 것은 과연 환경 뿐일까? 우리의 생각은 환경에 의해서만 수동적으로 정해지는 프로그램화된 패턴일 뿐인 걸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생각의 먹이는 외부 환경뿐만 아니라 나의 내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고 자수성가한 많은 위인들이 이를 증명하지 않는가. 결국 중요한 것은 내적인 먹이이다. 외부의 환경은 우리가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샥스핀을 먹고 싶어도 주어진 환경이 나에게 상한 음식밖에 허락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상한 음식을 먹고 아플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의 내면에서는 얼마든지 샥스핀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외부가 주는 나쁜 음식을 거부하고 내 안에서 양질의 양식을 창조해내는 것이다.

 

그런데 늘 공짜는 없는 법이다. 내면을 통해 내 마음에 샥스핀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면을 요리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제대로 생각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제대로 생각하는 법을 알려면 마음의 작동 원리를 알아야 한다. 마음의 작동 원리를 알면 우리는 환경에 내 마음이 휘둘리지 않고 마음의 먹이를 통제할 수 있다. 또한 자신과 주변에 대한 통찰을 통해 내가 해야 하는 일에서 가치와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최진석 작가의 <탁월한 사유의 시선> 등 생각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은 참 많다. 

 

황농문 작가의 <슬로싱킹>도 생각하는 법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같은 결을 보이는 책이다. 이 책은 다양한 생각법 중에서도 '몰입하는 법'에 대해 주로 다룬다고 할 수 있다. 몰입이란 무엇인가? 네이버 사전에서 몰입을 검색하면 ' 무언가에 흠뻑 빠져 심취해 있는 무아지경의 상태'라고 나온다. 열 시간을 넘게 뇌수술을 하는 의료진들이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못하고 수술에 열중하는 상태가 바로 몰입의 예다. 친구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즐긴 게임 또한 몰입의 예가 될 것이다. 몰입의 상태에서는 주변의 시끄러운 환경도 시간의 흐름도 우리를 방해할 수 없다. 전심으로 집중하는 상태이다. 이런 몰입을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자는 '슬로싱킹'이라는 생각법을 통해 몰입을 의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소개한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오래 생각함으로써 관련된 시냅스를 지속적으로 활성화하고, 문제의 해답이 되는 시냅스가 생각의 무대로 등장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슬로 싱킹을 통한 몰입에 들어서면 우리는 해야 할 일에서 의미와 재미,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이 포스팅에서는 책에서 다루는 몰입의 방법 중 딱 한 가지만을 소개하고자 한다. 책의 내용이 많지 않으니, 이 포스팅을 통해 슬로싱킹에 관심이 생긴 분들은 책을 일독할 것을 권한다. 

 

몰입의 방법 : 1초도 생각을 놓지 않기

신경세포는 서로 시냅스로 연결되어 있다 (출처 : Scitechdaily)

작가의 주장에 신경 과학에 대한 나의 짧은 지식을 섞어 이야기하고자 한다. 뇌신경은 서로가 시냅스라는 구조를 통해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이 시냅스를 통해 하나의 신경세포는 주위의 다른 신경세포들을 활성화하거나 불활성화시킨다. 이 시냅스는 자주 활성화될수록 강화되고, 오랫동안 활성화되지 않으면 약화된다. 한 마디로, 많이 쓸수록 더욱 쉽게 활성화되고, 더욱 강해진다는 말이다. 신경과학의 명언처럼 언급되는 "Neurons that fire togeter, wire together" (함께 활성화된 신경세포들은 함께 연결된다)는 말은 관련 뉴런들이 함께 활성화되면서 서로 시냅스를 새로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일단 함께 연결되면 해당 신경세포들은 같이 활성화된다. 

 

'해당 주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생각하기'는 그 문제에 대한 시냅스를 지속적으로 활성화시키는 작업이자, 시냅스의 연결을 확장하고 강화시키는 작업이다. 문제 A`를 생각할 때 활성화되는 신경세포군을 A라고 해보자. 지속적으로 문제 A`를 생각하게 되면, 내가 생각이 상태 B에 있든, 상태 C에 있든 시냅스 A가 활성화되는 상태라 할 수 있다. A 시냅스의 높은 빈도의 활성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시냅스 A를 민감하게 한다. 더 쉽게 활성화된다는 말이다. 게다가 시냅스 A는 상태 B는 물론이고 상태 C와도 연결되었다. 같이 활성화되었기 때문이다. 이 말인즉슨, 상태 B나 C의 시냅스가 활성화되면 문제 A와 관련된 시냅스도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식으로 몰입을 경험하게 된다. 처음엔 이러한 방식을 통한 몰입이 의도적이지만 시간이 쌓이면서 시냅스 A는 별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저절로 활성화가 된다. A 시냅스가 충분히 강해지고, 워낙에 연결된 시냅스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해당 시냅스를 활성화시키는 상태에 들어서면서 몰입도가 유지될 수 있다. 때로는 선잠을 자기도 하고, 다른 생각이 들더라도 늘 해당 문제와 연결 지어 생각하게 된다. 결국에는 잠을 자면서도 시냅스 A가 활성화되게 되는데, 잠을 자면서 시냅스의 다양한 연결 배치가 이루어지며 생각의 확장이 일어날 수 있다. 케쿨레가 꿈에서 벤젠 구조에 대한 힌트를 얻는 일화가 여기에 해당된다.

 

슬로 싱킹은 단순히 몰입을 용이하게 해주는 데에서 끝나지 않는다. 연결 짓는 방식은 바뀔지언정 늘 연결의 중심에는 시냅스 A가 있다는 것을 다시 떠올려 보라.  A와 B, A와 C, A와 D 등 새로운 시냅스 형성을 계속 시도해보면서 뇌는 해답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종국에 가서는 내면의 깊숙한 곳에서 잠자고 있던, 해답에 해당하는 시냅스 Z와 A가 연결될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문제의 해답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게 바로 우리가 문제에 대한 해답을 생각하고 찾아가는 방법이다. 

 

1분밖에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은 1분 걸려 해결할 문제밖에 못 푼다. 60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그보다 난도가 60배 높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10시간 생각하는 사람은 그보다 난도가 600배 높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루에 10시간씩 10일을 생각하는 사람은 6000배의 난도, 100일을 생각하는 사람은 6만 배의 난도의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는 말처럼, 몰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그 자체로 문제에 대한 훌륭한 솔루션이다. 또한 이러한 몰입법을 꾸준히 연습하게 되면 관계없어 보이는 것들을 연결 지을 수 있는 창의력과 현상에서 의미를 도출하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다. <새로운 미래가 온다>의 책 리뷰를 다륜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한 미래의 필수 역량이기도 하다. 이제는 새로운 미래의 필수 역량도 알았고, 역량을 키우는 법까지 알았다. 남은 것은 노력하는 일뿐이다.

 

 

AI와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 #미래에 필수적인 역량 6가지

올해 들어 AI와 미래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다. 못해도 10 권은 넘을 것이다. 이런 류의 책들은 다루는 공통적인 특성이 있었다. 비슷한 의견들이 있었다. 현재의 눈부신 기술 발전에 대한 상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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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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