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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책 리뷰 서평 감상

AI와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 #미래에 필수적인 역량 6가지

by 녕작가 2020. 12. 14.

 

새로운 미래가 온다, 다니엘 핑크 (한국경제신문)

올해 들어 AI와 미래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다. 못해도 10 권은 넘을 것이다. 이런 류의 책들은 다루는 공통적인 특성이 있었다. 비슷한 의견들이 있었다. 현재의 눈부신 기술 발전에 대한 상세한 사례들과 앞으로 이루어질 기술 변화들에 대한 전망이 그것이다. 이런 책들을 읽다 보면 느껴지는 소름 끼치는 위기감이 있다. 과학 기술의 발전이 정작 인간을 노동 환경에서 내쫓을 수 있다는 공포감은 더 이상 비현실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블루 칼라에 이어 화이트 칼라 업종마저 위협하고 있다. 이미 법률, 의료, 비즈니스 등 많은 영역에서 AI는 인간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창조적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가 현대판 러다이트 운동을 일으킨다 한들 다가올 미래를 막을 수는 없어 보인다. 과학 기술의 발전을 막을 수 없다면, 앞으로 5년, 10년 후에도 AI와 인간의 평화로운 공존은 가능할까? 인간이 이런 어마 무시한 AI 혹은 로봇들과 경쟁하는 날이 온다면, 우리는 무엇은 해야 할까? 곧 다가올 미래에서 우리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미래에 관한 책들을 읽으며 나름대로 답을 찾으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AI는 무엇이든 대체해버릴 수 있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과학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한다. 그렇기에 2012년에 처음 쓰인 <새로운 미래가 온다>는 이미 2021년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구닥다리 책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내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이 책이 다룬 것은 미래의 기술이 아닌 미래의 인간상에 대한 통찰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이 책이 고마웠다. 미래를 대비하는 '우리'에 대한 실마리를 준 책이기 때문이다. '기술'이 아닌 '인간'인 우리에 집중한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주로 다루는 것이 미래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역량'과 이를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큰 틀에서는 미래의 주요 역량으로 '우뇌'적 사고에 해당하는 '하이 콘셉트(예술, 감성적인 능력), 하이 터치(공감, 이해, 의미를 이끌어내는 능력)'를 말한다. 좀 더 세부적으로는 6 가지 재능을 중심적으로 다룬다.

 

 

이 포스팅에서는

앞으로 일어날 변화의 흐름과 우리가 변화에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6 가지 역량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겠다.

 

 

1. 변화의 큰 축 : 자동화와 아웃소싱

자동화와 아웃소싱은 이미 막을 수 없는 변화의 흐름이다 (출처 : Pexel).

앞으로 발전하는 AI와 소프트웨어는 육체적 노동을 넘어 의료인과 법조인을 포함한 전문직들의 업무마저 넘보게 될 것이다. 모든 업무를 AI나 프로그램이 대체하지 못하더라도 상당 부분을 이들에게 빼앗기게 될 것은 분명하다. 특히나 일정한 패턴이나 알고리즘, 반복 업무를 가지는 업무일수록 그 대체 시기는 앞당겨질 것이다. 또한, 그동안 사람이 직접 지시하거나 수행해야 했던 상당 부분이 자동화될 것이다. 거기다, 당장에 AI가 대체하지 못하는 일부 업무는 임금이 훨씬 저렴한 개발 국가의 노동자에 아웃소싱을 두고 경쟁할 것이다. 인간들은 점점 더 프로그램이 담당할 수 없는 업무를 수행하고자 할 것이다.

 

2.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6 가지 재능

다니엘 핑크가 새로운 시대를 맞을 준비를 하기 위해 필요한 재능으로 언급한 6 가지 재능은 디자인, 스토리, 조화, 공감, 유희, 의미이다. 

 

(1) 디자인

아이폰의 뛰어난 디자인은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 (출처 : ZD넷 코리아)

제대로 적용된 디자인은 우리 삶의 질을 높이고, 직업을 만들어내며,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
중요한 것은 미학이다. 매혹적인 물건은 효용이 더욱 크다.
좋은 디자인은 세상을 변화시킨다.

디자인은 그 자체로 차별화 수단이다. 똑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다면, 좀 더 디자인이 예쁜 것을 갖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혹은 아름다운 디자인 하나만으로도 강렬한 소유욕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창의적인 디자인은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세상을 더 이롭게 할 힘이 있다. 개성 있고 멋진 벽화로 가득 찬 마을이 관광명소가 되기도 하고, 병원 내의 환경 디자인을 더 예쁘게 개선하면서 환자들의 회복이 더 빨라졌다는 결과가 그 예다.

 

(2) 스토리

뛰어난 스토리텔러로서 큰 인기를 끌고있는 설민석 대표. (출처 : 중앙일보)

인간은 선천적으로 논리를 이해하는 데 이상적이지 않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스토리를 이해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 로저 섕크

3차 산업혁명 하에서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능력과 그로 인해 얻은 정보의 양과 질이 중요한 사회였다. 하지만 4차 산업 혁명이 일어난 사회에서 정보는 더 이상 얻기 힘든 것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열려있다. 정보의 희소성이 많이 약해지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대신 정보를 재가공하고 감정적으로 공감할 줄 아는 능력이 부각될 것이라 말한다. 바로 스토리를 다루는 능력이다. 대표적인 예가 한국사 강사로 시작해 작가와 방송인으로까지 활동 영역을 넓힌 설민석 대표이다. 누구에게나 한국사 지식은 열려있다. 그런데, 이를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재가공하는 능력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설민석 대표 고유의 능력인 것이다. 그 외 의학 유튜버인 '닥터프렌즈' 또한 이 예에 해당한다. 앞으로 역사, 의학은 물론이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학문 영역에서 정보의 접근성은 상상을 초월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지식 자체의 습득보다는 지식의 전달과 가공 능력이 더욱 가치 있게 될 것은 분명하다.

 

(3) 조화

스티브 잡스는 '연결'에 능한 천재였다 (출처 : theasian)

앞으로는 서로 다른 학문/영역을 연결 지을 줄 아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한 연설에서 창의성에 대해 말했듯, 서로 관계없어 보이는 점들을 이어 선을 만들 줄 아는 능력은 AI가 미쳐 정복하지 못한 새로운 학문이나 시장을 창출해내는 중요한 역량이 될 것이다.

 

 

(4) 공감

미래에는 공감하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다 (출처 : pexel)

미국의 필라델피아 제퍼슨 의과대학에서는 의사들의 업무 효율성을 측정하는 새로운 기준 중 하나로 '공감지수'라는 것을 개발했다고 한다. 미국의 많은 의대에서 이미 환자들과의 '공감 능력'을 앞으로 의사의 핵심 역량 중 하나로 바라보고 있다. 실제로 의사와 환자 사이의 관계 형성, 일명 '라뽀(rapport)'는 환자들이 의사의 처방이나 치료 지시에 대한 순응도(compliance)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특히, 정신과를 비롯한 많은 의료 영역에서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 환자의 순응도를 올리는 것이 핵심적인 요소이다. 환자들의 치료에 대한 순응도는 AI나 프로그램을 쓴다고 올라가진 않는다. 결국 환자의 순응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의사의 감정적인 공감 능력이 필수적이다. 치료 결과만의 문제도 아니다. 의사는 좋은 소식뿐 아니라 나쁜 소식도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다. 미래에 암 검진을 받은 환자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검진 후,

[진단 결과 : 식도암. adenocarcinoma. stage IV. 5년간 생존확률 5% 이내 기대 여명 : 6개월 이내.]

라고 AI 프로그램의 화면창에 뜨는 걸 환자가 바로 보게 된다. 혹은 AI프로그램이 작성한 문자를 받았다. 마치 면접 결과 통보처럼 자신의 기대 여명을 전달받는다고 상상해보라. 갑작스럽게 사망 선고를 받게 될 환자에 대한 배려와 따뜻한 위로, 현 상황에 대한 감정적 공감을 AI에게 기대하기는 힘들다.  현재도 미래에도 여전히 환자와 얼굴을 맞대고, 응원하고, 때로는 위로하고 감정을 공감해주는 일은 의사가 해야 할 일이다. 지금보다도 앞으로는 이런 공감 능력이 의술만큼이나 혹은 의술보다 더욱 주목받고 중요해질 것이다. 

 

(5) 유희

남을 즐겁게 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출처 : pexel)

남을 즐겁게 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다룬 공감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감정'을 다루는 능력은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다.

 

(6) 의미

풍요의 시대에 비물질적이고 초월적인 욕구를 만족시키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가?

앞으로 많은 일들이 자동화, 아웃 소싱되면서 싫든 좋든 우리는 지금보다 더 많은 여유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바라건대 더욱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더 많은 물질적이고 시간적인 풍요 속에서 철학이 우리의 삶에 주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삶의 의미, 목적과 같은 철학적 가치들을 숙고하고 이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더욱 늘어갈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의미를 제시하거나, 의미의 변화를 읽을 줄 아는 사람들이 비즈니스에서 큰 두각을 나타낼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의미를 제공한 예로, <돈의 속성>의 저자이자 김밥파는 CEO로 유명한 김승호 회장이 있다. 그는 도시락 락 사업에서 '유기농'의 정의를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

 

 

3. 마치며

앞으로는 6가지 재능을 포괄하는 '우뇌'적 사고를 가진 인재가 살아남을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은 기존에 중요한 역량이었던 분석적 사고, 추론, 논리가 힘을 잃게 될 것이란 말이 아니다. 여전히 '좌뇌'적 사고는 필요하다. 정보를 얻는 게 보편적이고 즉각적으로 된다고 해서,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을 생략해도 된다는 말이 아니다. 앞으로도 학생들은 여전히 역사나 다른 과목을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전문직종은 여전히 그에 걸맞은 전문 지식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식이 곧 생각의 재료이고, 창의성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즉, 기존에 중요시했던 추론, 논리, 연산, 언어적 능력에 더해 우뇌적 사고 능력인을 배양하는 것이 새로운 미래에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이다. 

감정이 없는 논리는 냉정하고 냉혹하다. 반면에 논리가 없고 감정만 있다면, 시계는 맞지 않고 버스는 항상 늦게 오는 비이성적인 세상이 되고 말 것이다. 결국 음과 양은 항상 서로를 필요로 한다. 만일 어느 쪽 뇌라도 상대편 뇌의 도움 없이 단독으로 움직인다면 기괴하고 어리석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미래는 '좌뇌'가 뛰어난 사람이 몰락하고 '우뇌'가 뛰어난 사람이 승승장구하는 이원적인 세계가 아니다. 좌뇌적 사고는 여전히 필수 불가결하다. 하지만 더 이상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하이콘셉트, 하이터치 시대에 새로운 사고가 필요하다.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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