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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책 리뷰 서평 감상

종교로 보는 부의 역사

by 녕작가 2021. 2. 18.

돈과 부에 관한 책을 읽다 보면 돈의 미래에 대해 궁금해질 때가 있다. 전통적인 화폐, 특히 달러가 언제까지 기축 통화의 역할을 지속할 수 있을지, 비트 코인은 성공적으로 현 화폐 제도를 대체하게 될지 혹은 제한적인 보완재에 그치게 될지. 그리고 금융의 미래의 행방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때로는 과거를 들여다 보기도 한다. 윌리엄 괴츠만의 <금융의 역사>과 이번에 소개할 우야마 다쿠에이의 <부의 역사> 역시 그런 결에서 읽은 작품이다. 전자가 상세한 역사적 사료와 전문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화폐의 역사적 발자취를 깊이 있게 파해친 책이라면, 후자는 돈의 관점과 시스템이 종교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제한되지만 알기 쉬운 언어로 소개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커버를 벗겨낸 모습

돈은 시대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해왔다. 때로는 조개껍질의 형태를 띠기도 하고, 금속 주화의 형태를 띠기도, 종이 화폐, 그리고 심지어는 디지털 기록의 모습으로 말이다. 돈이 오랜 역사만 가진 것은 아니다. 당연하지만, 돈은 종교는 물론이고, 문화, 정치, 예술, 과학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과 복잡하게 엮여있다. 인간의 삶의 거의 모든 부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돈이 인간의 삶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해왔듯이, 세상의 다양한 변수들(종교, 사회, 정치, 문화, 과학 등) 역시 돈과 경제 시스템에 영향을 끼쳐왔다.

 

글자의 크기와 간격은 넉넉해서 페이지가 넘어가는 속도가 빠르다. 

이런 복잡함을 고려했을 때, '돈'이라는 것을 한 두 가지의 피상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것은 그 본질을 이해하는 데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첫 시작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부의 역사>은 돈의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좋은 시작이 될 수 있다. 돈(경제)을 철저하게 종교의 관점에서 바라본 책이기 때문이다. 시대와 지역에 따라 서로의 이해관계를 관철하기 위해 종교의 해석이 달라지고, 이 달라진 종교의 해석에 따라 다시 파생되는 경제적 결과를 낳는다. 십자군 전쟁, 루터의 종교개혁, 이슬림의 탄생 과정 등 익숙한 역사의 한 장면을 철저하게 돈(이해관계)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은 나에게 색다른 관점을 제공해주었다. 종교라는 단일 변수를 통해 돈을 바라보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기도 했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 돈은 상호작용하는 변수가 매우 많다. 따라서 단지 종교를 통해 바라본 돈이, 부의 역사의 전부라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또한 230페이지가량의 글에서 종교와 돈의 밀접한 관계를 모두 담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만, 돈이 종교에 중요한 역할을 했듯이 종교 역시 돈의 성질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만큼은 이해할 수 있었던 책이라 생각한다. 

 

 

 

 

 

 

*이 글에서는 '돈'과 '부'를 따로 엄밀히 구분하지 않고, 혼용해서 쓰였다.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되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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