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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책 리뷰 서평 감상

[성공적인 삶에 '왜'가 중요한 이유]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_사이먼 사이넥 [책 리뷰]

by 녕작가 2020. 11. 24.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사이먼 사이넥

1. 내 이야기 | 막연한 목표의 굴레

나는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 보람을 못 느끼진 않는가?

나는 나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며 살아왔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가 말한 낙타-사자-어린아이 중 철저하게 낙타의 삶을 살아온 것이다. 대학원에 있을 때에도 늘 실험실에 늦게까지 남았고, 다시 아침 일찍 실험실에 나왔다. 주말엔 아침 해를 보며 기숙사에 돌아간 적도 많았다. 매일 실험하는 나를 보며 "너는 꼭 성공하겠다"라고 말씀해주신 박사님도 계셨다. 하지만 나의 이러한 열정은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의학으로 진로를 바꾼 후에도, 학교 공부를 소홀히 하진 않았다. 오히려 열심히 했다. 열심히 공부하는 의사, 실력 있는 의사가 되겠다는 목표로 말이다. 덕분에 의대에서의 성적도 늘 상위권이었다. 하지만, 늘 뭔가 삶에서 중요한 무언가가 빠진 것 같은 허무함이 마음 한 켠에 남아 있었다. 연목구어라는 말이 있듯이, 내가 하는 노력의 방향이 맞는 건지, 이대로 공부만 열심히 하면 훌륭한 의사가 될 수 있는 건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의사는 실력만 좋으면 되는 건지, 애당초 훌륭한 의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조차 제대로 세우지 못했다. 실력 좋은 의사라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막연히 찝찝한 마음만이 남아 있었다.

 

2. 책에서 답을 찾다 | '왜'가 중요하다

출처 : http://smartinsights.com

사이먼 사이넥은 '왜'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엇을'에 초점을 맞추며 산다. 무엇을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이 목표인지 등 목표에 관해 말하는 사람은 많고, 목표를 세우는 사람도 많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사람들은 '어떻게'를 생각한다. 요리사가 '요리'를 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요리사는 어떻게 하면 더 맛있는 요리를 만들지를 생각하고 노력한다. 교사가 '가르치는 것'을 한다면, 좋은 교사는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더 잘 가르칠지 고민한다. 돌이켜 보면 나 또한 '무엇을'과 '어떻게'에 머물러 있던 것은 아닐까? 시험을 쳐야 하고, 어떻게 하면 당장에 맞닥뜨린 '시험'을 잘 볼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근시안적인 태도로, 왜 중요한지도 모른 채 무작정 바쁘게만 살아온 것이다. 근면하고 성실하기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는지도 모른다. 목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서, 목표를 가질 생각은 했다. 목표도 세워봤다. 그런데 '왜'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그래서인지 바쁘게 살아가는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잃었다. 주변을 보지 못하고, 주위의 많은 소중한 사람들을 잃었다. 건강도 잃었다. 매 순간을 경쟁으로 살아오면서 내가 열심히 일하는 이유 중 하나인 내 주변과 나 자신이 망가져가고 있었다. 

 

이렇듯 '왜'는 중요하다. '왜'에 대해 생각하지 않은 노력은 때로는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과 정 반대의 모습으로 나를 이끌기도 한다. 아이의 학예회, 친구의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가족 여행 한 번 가보고 않고 열심히 회사일에 열중해 온 가장이 있다. 술을 좋아하지 않지만 매번 회식은 2차, 3차까지 남으며 취할 때까지 술을 마신다. 인생을 갈아 넣은 덕분에 동기들보다 빨리 승진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족들과는 소원해졌고, 연락할 친구는 제대로 된 고민을 털어놓을 수 없는 회사 동료들 밖에 없다. 지방간과 통풍, 고혈압까지 얻었다. 이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왜 그게 중요했을까? 그가 꿈꾸는 삶이 무엇이길래 그는 가족과의 관계에 조차 소홀해 질 수 밖에 없었을까. 많은 것을 포기해가며 회사에 자신을 바친 것을까? 이 가장에게 정말로 소중한 것이 직업적 성취라면 다행이다. 회사의 큰 뜻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헌신하길 원했다면 말이다. 하지만 그 또는 그녀가 정말로 원하던 것은 행복한 가정이었다면? 목표에 매몰되어 엉뚱한 방향으로 간 가장의 노력은 무엇으로 설명해야 할까?  흔히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고 한다. '왜'는 심지어 첫 단추 이전의 문제다. 어떤 옷을 입느냐의 문제다.  눈으로 확인도 하지 않고, 아무 옷이나 걸쳤으니 잘 맞을 리 없다. 올바른 노력을 하기 위해선 '왜'를 바탕으로 '어떻게 무엇을'할 것인지를 구상해야 하는 이유다.

 

강력한 '왜'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한 강력한 동기부여도 제공한다. 뛰어난 조건의 과학자와 박사들도 무장한 풍부한 연구지원금으로 구성된 드림팀이라 할지라도, 최고 학력이 학사 밖에 없는 시골 변두리의 라이트 형제 팀을 이기지 못한 것은, '비행기를 만드는 일'에 대한 '왜'가 없었기 때문이다. 단지, 비행기를 처음으로 만들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부와 명예를 거머쥘 것만 생각했기 때문에, 라이트 형제의 비행 성공 소식을 듣자마자 프로젝트를 바로 중단해버렸다. '왜' 비행기를 만들고 싶은지에 대한 이유가 확실했더라면, 설사 라이트 형제가 먼저 비행에 성공했더라도, 계속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를 더 개선할 수 있었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왜'는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왜'는 일종의 신념이자 가치와도 같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유명한 '애플'의 고객들은 충성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가격이 비싸도, 수리 지원이 타사에 비해 많이 떨어져도 애플 제품을 쓰는 고객들을 끝까지 애플을 고집한다. 작가는 그 이유를 애플의 '왜'에서 찾았다. 애플은 확실한 '왜'를 가지고 회사를 창립했다. "think differently". 처음에 애플을 창립할 때에는, 컴퓨터를 기존 체제에 개인들이 저항할 수단으로 생각했다. 이러한 '왜'를 토대로,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었고, 애플의 '왜'는 애플의 광고에도 반영되었다. 애플의 개인용 컴퓨터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think differently라는 '왜'는 기존의 음악산업의 판도를 바꾸어 놓겠다는 생각으로 내놓은 '아이튠즈', 버튼을 확 줄이다 못해 하나로 줄여버린 '아이폰' 등으로 이어지며 꾸준히 기존에 애플이 가지고 있던 '왜'를 이어나가 회사의 가치가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왜'에 감명받아 애플에 입사한 직원들 또한 높은 충성도로 애플의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왜'가 확실한 사람은 확실한 신념과 열정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이는 다시 성공의 중요한 순환 고리로 작용한다. 편집증이 심한 스티브 잡스도, 사람들을 만나기 어려워했던 빌 게이츠도 '왜'가 확실했기에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사람들을 매료시킬 수 있었다. 

 

3. 마치며 | 당신은 왜 그 일을 하고 있는가? 왜 그것을 바라는가?

당신의 '왜'는 무엇인가?

노력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 전에 노력의 방향을 알아야 한다. '왜'를 모르면, 노력의 방향은 환경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확고한 가치관과 나의 마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일관성 있는 목표는 '왜'에서 시작한다. '성공하겠다', '돈을 많이 벌겠다', '좋은 논문을 내겠다', '내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많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목표다. 이런 목표가 아니더라도 좋다. 자신의 목표가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왜 그렇게 하고 싶냐고. 그 목표를 이루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선뜻 대답할 수 없다면 이제라도 내 삶의 '왜'에 대해 질문해보길 바란다. 끊임없이 질문하다 보면 언젠가 나만의 '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내가 찾은 '왜'는 지금의 내 삶과는 전혀 다른 대답을 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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