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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책 리뷰 서평 감상

[책리뷰][진심어린 걱정이 상대방에 전해지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_히가시노 게이고(현대문학)

by 녕작가 2020. 11. 20.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세 도둑들이 빈집털이를 한 후 우연히 폐가가 된 나미야 접화점에 피신을 오며 벌어진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 도둑들인 아츠야, 쇼타, 고헤이는 나미야 잡화점에 날아든 먼 과거로부터의 편지를 발견한다. 이 편지에는 보낸 사람들의 고민이 담겨있다. 그들은 이 편지에 답장을 해주며 발신인들의 고민을 상담해주게 된다. 편지를 보낸 사람들은 먼 과거의 사람들이다. 세 도둑들도 본인들에게 날아드는 편지가 수 십 년도 전의 과거에서부터 온 편지라는 걸 어렴풋이 알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고민 상담에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수신인들의 답장을 보며, 도움이 됐다는 사실, 그리고 자신들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는 생각에 뿌듯해하며 자신들의 삶을 돌이켜 보게 된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동화같은 이야기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예전 작품들을 생각하면, 같은 작가가 쓴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가슴 따뜻하고 마음이 뭉클해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나미야 잡화점에는 악역도 없고 기분 나쁜 미스터리함도, 숨 막히는 추리도 없다. 단지 사회적으론 결코 성공했다고 볼 수 없는 보잘것없어 보이는 세 명의 도둑들이 과거의 사람들과 소통하며 이뤄지는 고민 상담을 다룬다. 특별히 똑똑하다거나 큰 이상을 가진 것도 아니다. 그런 사람들이 '나미야 잡화점', 누구든 고민들 들어주었던 '나미야 잡화점의 할아버지'를 대신해 과거 몇십 년 전의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준다. 그들의 필체는 엉망이고 글쿠는 직설적인 데다가 어떻게 보면 예의 없기까지 하다. 하지만 누군가의 고민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그들의 마음이 전해져서인지, '꿈보다 해몽이다'라는 말도 있듯이, 세 도둑들의 답장은 편지 발신인들에게는 진심 어린 위로이자 훌륭한 조언이 되어주었다. 결과적으로도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된 것은 물론이다.

 

 

 

이 책은 최근 몇 년까지 우리나라에서 베스트셀러였다고 한다. 날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세상에서, 누구나 털어 놓기 힘든 고민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도, 나의 말 못 한 고민을 들어주는 '나미야 잡화점의 할아버지'와 같은 존재가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방증하는 것인지 모른다. 혹은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급급한 우리들, 잘난 것 없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우리들 또한, 세 도둑들처럼 '누군가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격려를 받아서 일지 모른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전문성있는 정보과 해결책이 아니라, 우리의 그리고 상대방의 고민을 진심으로 귀 기울여 줄 따뜻한 진심이 필요한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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