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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책 리뷰 서평 감상

[불안감 극복하는 법] 불안감 버리기 연습_오광조 [책 리뷰]

by 녕작가 2020. 7. 26.

  나는 지나는 길에 서점에 들리곤 한다. 책을 사러 방문한다기보단, 요즘은 어떤 책이 인기가 있나, 볼만한 책은 어떤게 있나 찾아볼 겸 책을 두루 둘러본다. 서점을 둘러보면 마음, 심리와 관련된 서적도 인기가 많다는 걸 알게 된다. 각종 처세술에 관한 책부터, 자존감, 회복탄력성, 불안감, 감정에 대한 책들이 인기서적란에 올라오는 걸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불안감 버리기 연습은 동네 교보문고를 둘러보다 발견하게 된 책이다. 평소 남들 앞에 서는 걸 힘들어 하는 나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한 책이었다. 저자 오광조는 현 마취의학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다. 보통 이런 불안감을 다루는 서적의 저자가 의사인 경우는 정신과 전문의인 경우가 많다. <자존감 키우기 연습>이 그렇고,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당신이 옳다>, <프로이트의 의자>라는 책도 그렇다. 이 경우는 비전공과 의사에 의해 책이 쓰여진 독특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심도있고 자세하게 평가하기 보다는 간략하게 나의 소감을 말해보고자 한다. 

 

 

1. 불안은 불치병이 아니다. 

저자가 책 전반에 걸쳐 이야기하고 있는 핵심 중 하나는 바로 이것이라 생각한다. 불안은 불치병이 아니라는 것, 노력하면 얼마든지 고칠 수 있다는 것.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운다면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불안은 부정적 강화의 축적에 의해 쌓여왔는지 모른다. 이 부정적 강화의 고리를 끊고, 불안을 이겨내는 긍정적 경험을 쌓아감으로써 삶에 제한이 되는 불안을 극복할 수 있다. 그렇기에, 두렵다고 계속 피해서만은 안된다. 늘 피하면서 살기에는 인생은 너무 짧고, 세상은 너그러이만 바라 보지 않는다. 세상에 널린 기회들을 다 피하면서 살 수는 없지 않겠는가? 이와 관련해 저자의 문구 하나를 인용하고자 한다. 

 

"삶의 기회는 낯선 것, 낯선 곳에 있다. 익숙한 곳은 이미 남이 선점하고 있다. 익숙한 곳도 전에는 낯선 곳이었다. 누군가 불안을 극복하고 도전한 뒤 익숙하게 만든 것이다. 불안하다고 해보지도 않고 물러난다면 삶의 대부분을 경험하지 못하고 지나쳐버릴 수밖에 없다."

 

 

2. 불안도 습관이다.

  흔히 불안은 선천적인 거라 생각하기도 한다. 나도 그랬다. 나의 기본적인 기질이 그런 것이라고, 그래서 남들보다 지나치게 새가슴인 거라고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10년 전만 해도 남들 앞에서 당당하게 질문하기도 하고, 농담도 잘하곤 했으니 말이다. 돌이켜 보면 나의 경우, 부끄러웠던 특정 순간이 트리거가 되어, 내가 불안해질 상황을 불안해하며, 불안해하는 것을 연습해왔던 것 같다. 내 마음을 계속 불안해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온 것이다. 이제는 불안이 습관이 되어 버렸다. 무언가 나서야 하는 일이 있으면, 내가 해야 할까봐 두렵고, 술자리가 무섭다. 이제는 이런 불안을 부르는 습관을 끊고 당당해지는 연습을 해야한다. 저자는 이미 습관이 된 행동도 노력한다면, 노력해서 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불안해하는 습관을 끊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불안해하는 습관을 반복하지 않는 일 뿐이다. 

 

3. 비교가 나에게 갖는 양면성

  나는 늘 비교하는 습관이 있다. 내가 누구보다 성적이 몇 점 놓고, 몇 등이고, 내가 쟤보다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를 은연 중에 늘 계산한다. 얘는 나보다 돈이 많고, 잘 살고 등등... 등수를 매길 수 있는 항목도 무제한이다. 마치 모든 항목에서 경쟁하고는 못배기는 사람같이 살아왔다. 그래서인지, 내가 유일하게 비교 우위에 있었던 시험만큼은 악착같이 준비했다. 꼭 내가 만족할만한 등수가 나오도록 말이다. 나의 경쟁심은 의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는 동력이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비교를 하다보면 내 자존감이 떨어질 일이 더 많다. 주변에 잘난 사람은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내가 1등을 하는 것보다 1등을 못한 것이 더 많고, 거기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평균 이하인 것도 많다. 비교하는 습관 덕분에 나름의 학문적 성과, 또는 사회적 성과를 이룰 수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잃은 것이 너무 많다. 삶이 너무 괴로워 졌다. 남과의 비교보다는 어제의 나, 과거의 나와 비교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4.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

  이 책을 읽고 가장 와닿았던 부분이다. 나는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로보트같다는 말을 많이 했다. 말투가 딱딱해서인 것도 있지만, 농담을 할 때나 공감하는 표현을 할 때 흔히 말하는 '영혼이 없는 말투'로 말해서다. 그런데, 나는 억울하다. 진심으로 "와 재밌다" "와 예쁘다" "와 부럽다" 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농담을 너무 진지한 말투로 해서 농담인 줄 몰랐다는 말도 많이 들어봤다. 왜 그렇게 됐을까 생각해보니, 언제부턴가 나는 내 감정을 계속 억눌러왔다. 기쁜 감정은 물론이고 나쁜 감정은 아예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 계속 삼켜왔다. 그런데, 이렇게 감정을 감추는 연습을 하다보니, 이제는 감정을 드러내는 게 힘들어졌다. 아예 몸으로 굳어진 것이다. 그런데 이런 감정 숨기기도 그 기저에는 불안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내가 주변을 너무 의식해서 감정조차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늘 주변에 맞추고, 나를 숨겨오면서 정말로 나를 잃어버린 것이다. 이렇게, 감정조차 잃어버리면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 무척 힘들어 진다. 어떻게 공감을 표현하고, 어떻게 부탁을 하고, 거절할지를 머리 속에서 생각해야 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나와야 할 것들이 자연스럽게 되지 않는다. 지금 나와 같은 사람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을 하자. 나도 그렇게 하겠다. 

 

 

마지막으로, 불안감을 버리고 싶은 여러분들에게, 나 스스로에게 응원의 한마디를 하고 끝마치겠다. 이 문장은 작가의 글에서 인용한 영국 윈스턴 처칠의 명언이다. 

 

"Never, never, never give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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